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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신비

명이님 2016. 11. 26. 14:11

가끔 햇살이를 돌보다 보면 놀라고 감사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햇살이는 100일 무렵부터 통잠을 자곤 했는데 그때도 참 놀라웠다. 아기들의 내부에 그런 시간표가 입력되어 있나보다. (물론 100일이 되어도 통잠을 안자는 아기의 어머니들께는 송구하다..)

그런데 그때의 통잠은 완벽한 통잠이 아니었다. 꿈수(밤 11시)가 있었고 때로는 새벽에 깨어 울기도 했다.

통잠에 대한 감사도 잠시.. 어떻게 하면 10시간 이상을 재울 수 있을까 궁리하기 시작했다.
꿈수를 하다보면 초저녁(7시)부터 자기 시작하는 애를 갑자기 젖주겠다고 깨우는 셈이라 되도록 꿈수를 없애고 싶었다.

그렇자고 꿈수를 안하면 배가 고픈지 영락없이 새벽 3-4시에 깨고..ㅠ 어떻게든 안먹이고 재워보려고 다독다독해도 점점 칭얼거림이 심해져 결국은 먹이고... 난 초췌해져서 아침즈음에야 잠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에 모유 먹은 뒤 분유를 120ml정도 먹던 햇살이가 갑자기 분유를 200ml이상 먹기 시작한다!
나는 깜짝 놀라 얘가 왜 이러나~ 싶었는데 그렇게 잔뜩 배를 채운 날은 저녁 7-8시에 잠이 들어도 아침까지 푹 잔다. 거의 11시간을..!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그런 비법을 알고 일부로 먹이려고 해도 먹이기 어려운 법인데..(먹는 게 엄마 맘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 ㅋㅋ)
스스로 그렇게 배를 채우고 자야 푹 잘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렇게 행동하는 거다.
참 놀랍다! 태어난지 몇달 되지 않은 존재지만 지혜가 있고 스스로 적응해간다.

햇살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난 책으로 미리 준비를 많이 했다. <똑게육아>, <베이비위스퍼골드> 등등.. 물론 그 책들을 통해 육아의 많은 부분들을 도움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그 책에 나온 비법들.. 예를 들어 통잠을 재우기 위해서는 밤에 먹이는 양을 측정해서 낮에 조금씩 나눠 먹여라..등등등 을 보며 '에휴~ 저걸 어떻게 한담?'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아이가 스스로 하는 것을 기다려주기만 해도 된다는 걸 배우고 있다. 엄마의 조바심 보다는 아이의 '자람'을 기다려주고 눈높이를 맞춰주는 것.

송파산모증진센터에서 모유수유 강의하신 노영희 원장님(모유 이야기 송파점) 말씀이 떠오른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열심히 책보고 인터넷 보고 연구하되 아이가 태어나면 그때부터는 책도 덮어두고 인터넷도 하지말고 내 아이만 바라보면서 양육해라. "

무슨 일만 벌어지면 바로 인터넷 검색창을 열고 서핑에 빠지는 내 모습을 반성한다. (하지만.. 고쳐지지는 않는 걸 ㅋㅋ)​